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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 한국형 장사의 신 ➊] 외식업 격전지 ‘대학로’ 평정한 육경희 순대실록 대표
Date. 2020.09.10
Hit. 1,095

장사 [명사] 1. 이익을 얻으려고 물건을 사서 . 또는 그런 .
 
 
칼럼을 쓰면서 가장 먼저 국어사전을 인용한 이유는 정확하기 위해서다. 대관절 장사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리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무엇인가를 남기는 것이다. 사전에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라 했는데 과연 현실도 그러할까? 10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상도> 떠오른다. 순조 때의 거상(巨商) 임상옥을 연기한 이재룡이 박인환에게 이리 말한다.
 
 “
모름지기 장사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입니다.”
 
 
풀어보면 이렇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이윤을 챙겨야 하는데  녀석을 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온갖 호객행위로 행인을 손님으로는 만들었으나 단골로 만들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인데 우리는 자주  기본을 잊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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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대실록은 육경희 대표가 여러 번의 창업 실패 끝에 성공시킨 식당이다. 뻔한 국밥과 순대볶음 대신 술국과 순대 스테이크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웠다.

 

막무가내식 낙관주의 장사 실패의 지름길
 
오늘의 주인공 소개에 앞서 서론이  길었다. 업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한번 식당을 찾은 손님들까지  사람으로 만들고 마는 여장부가 서울 대학로에 있다.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청춘들의 놀이터답게 트렌드가 급변하고 부침이 심한 곳이 바로 이곳, 대학로 상권이다. 변덕이  끓듯 하는 고객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시장과 고객을  없이 연구해야 하고 판단이 빨라야 한다.
 
 
 살벌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 5역을 해내고 있는 이가 육경희 대표다. ‘5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경영자, 디자이너, 평론가, 스카우터(scouter) 그리고 인큐베이터(incubator)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녀는 순대실록, 핏제리아 , 새마을식당  5개의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대표가 주목 받는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식당의 숫자가 아니라 수익률 덕분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고 맛있는 요리를 푸짐하게 내놓는 덕분에 아무리 오지 말라고 등을 떠밀어도 손님들이 줄을 서고 진을 친다.
 
 10
   처음으로 대학로에 입성했을 때는 그녀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왕이면  나고 고생  하는 아이템을 찾다가 결정한 것이 유기농 아이스크림 .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고 애를 태웠건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고객들의 외면과 적자 장부뿐이었다. 빨라도 너무 빨랐다. 2014년도라면 대박이 났겠지만  당시만 해도 유기농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고 그저 비싸게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두세  앞서서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 이게 아니다 싶어 정신을 차리고 대출까지 감행하며  번째로 오픈한 것이 남도식 한정식 레스토랑.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이 코앞에 있는 그야말로 A 상권 중에서도 노른자위  위에 가게를 얻었다. 아픈 경험이 있었으니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인테리어며 집기도 직접 챙겼다. 처음보다 몇십 배는  열성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손님들이 찾아오고 열심히 장사를 하는 데도 불구하고 남질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매상 장부를 부여잡고 분석하고  분석했다. 아뿔싸! 3000만원 가까운 임차료가 걸림돌이  줄이야.   내내 고생한 결과가 건물주 통장에 잔고 불려주는 역할 밖에 못한 셈이다. 억울하고 속이 상했다. 뒤돌아보고 한탄하기에는 손해액이 너무 컸다.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가게 문을 닫자니 남은 보증금이 아깝고 해서 며칠을 끙끙 앓다 결심을 한다. 장사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지금이야 지인들과 와인   나누면서 당시를 회고하지만  얼마나 한심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수년째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하고 답이  보이니 그제야 장사를 공부한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90%  대표처럼 막무가내식 무한 긍정의 정신으로 장사를 시작한다. 남들  하는데 나라고 못할쏘냐?  까짓  맛있으면 그만 아니야?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 두어  다녀오고 나면 구구단  외운 초등학생처럼 으스대고 뻐긴다.
 
 “
걱정하지 !  달에  벌어도 500만원은 가져올 테니까.” 어림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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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경희 순대실록 대표는 외식업 격전지라 불리는대학로를 평정했다. 현재 대학로에서 순대실록, 핏제리아 오, 새마을식당 등 5개의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고객 기호에  돌리자  잇는 손님들
 
 대표는 바뀌어갔다. 유명 식당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지금까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제대로 느낄  있었다. 가장  실패의 원인은 중심이었다는 점이다.  음식을  먹을 고객의 기호에 맞추었어야 하는데스스로 맛있다고 판단하고 무조건  팔릴 것이라고 근거 없는 믿음을 고집했다 것이다. 장사는 철저히 구매하는 사람의 기호에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간과했었던 거다.  교훈을 얻고    대표는 여우가 되어간다.
 
 
무조건 손님들의 기호에 맞출 ! 그것도 대학로를 오가는 고객들의 입맛에 사활을  !  입맛에는 100% 만족스럽지 않을지언정  가게를 찾을 잠재고객들의 입맛에 맞춤한 요리를 제공할 ! 그리고 최고의 재료를 아낌없이  !
 
 
필자가 강연회에서 자주 쓰는 표현인데 옆집보다 5% 맛있고, 10%  싸고, 20%  푸짐하고, 30% 친절한데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손님이 이상한 것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이런 조건의 레스토랑에 대해서는 감동하고, 칭찬하고, 지인에게 소개하고,  많이 알리고 싶어 하고, 중독되어  오게 된다.  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표는 외식업에 최적화된 체질로 개선되었고 장사에 대한 근육이 탄탄해졌다. 대낮인 4시부터 웨이팅이 걸리는 순대집이  것이다.
 
 
 당황스러운 일이다. 일부러 손님이 없을 시간을 골라 410분경에 방문을 했는데 가게  대기석이찼다. 등산복을 갖춰 입은 중년의 부부들과 주민등록증 검사를 하고 싶게끔 만드는 어린 커플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있다. 순대하면 떠오르는 늙수그레하고 칙칙한 이미지를 벗어보겠노라 장담을 했는데 적중한 모양이다.
 
 
일단 고객층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다. 어떻게 젊은 층의 표심, 아니 인기를 얻었을까? 오랜 시간 순댓국집 고객들을 관찰하고 얻어낸 결과라면서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먼저 메뉴를 개편했단다. 뻔한 국밥과 순대볶음 대신 술국과 순대 스테이크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워 젊은  공략에 들어갔다. 맥주집의 수제 소시지처럼 자르지 않은 순대를 똬리를 틀듯 돌돌 말아 철판 위에서 구워 내는데 비주얼이 그만이다. 같이 내주는 포크와 나이프로썰어서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을 개발했다.   가지! 순대하면 소주를 떠올리던 고객들의 굳어진 선입견을 깨기 위해 생맥주를 일정 기간 무상으로 제공했다.  결과 고객층이 넓어졌고 한번  다녀간 손님들은 블로그와 SNS 정보를  나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숭아트센터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순댓국집 자리는  대표가  년간 침을 흘리며 공을 들인 공간이다. 초기 투자비용인 5억원의 권리금이 아깝지 않았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답을 준다.
 
 “
여러  망해봤잖아요! 권리금 무서우면 장사 그만둬야죠! 300만원 정도의 금융비용은 실력 좋은  직원 하나  고용한  치면 돼요. 손님이 오지 않는  얼마나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아세요?”
 
 
누군가 그랬다. 망해봐야 성공을 한다고. 그렇다고 망한 사람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리라. 돌이키기 싫은 고통을 감내하며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복기하고 분석해낼  아는 사람만이  값진 성공의 축배를 만끽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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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술국, 철판순대볶음과 순대 스테이크는 순대실록의 킬러콘텐츠다. 특히 순대실록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순대 스테이크는 맥주집의 수제 소시지처럼 자르지 않은 순대를 똬리를 틀듯 돌돌 말아 철판 위에서 구워냈다.

 

 

 

한국형 장사의 , 푸드 컨설턴트 김유진이
 
육경희 대표를 추천한 이유

 

1. 고객의 니즈(needs) 100% 맞추면 당연히 성공한다. 수십억원의 수업료가 들었지만 절대 망하지 않고 성공가도를 달릴  있는 노하우를 간직하고 있다.
 

 2.
 육경희 대표는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거나 주위 사람들을 탓하는 법이 없다. 대부분의 오너들이 실수나 실패를 직원들의 무능함이나 손님들의 무식함으로 탓으로 모는 경향이 있는데 그는 다르다. 전장(戰場) 장수처럼모든 것은  탓이오라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3.
  필요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십고초려(十顧草廬) 마다 않는다. A 박인규 셰프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들인 공은 눈물겨울 정도다. 일단 식구가 되고 나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영입한 인재와 함께 벤치마킹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빈다.
 
 
4. 직원 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단지 맛이나 요리 때문에 고객이 재방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알고 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서비스 교육을 시키고  시킨다.

 김유진 '김유진제작소' 대표 / 사진 : 한준호